뜨개로 촘촘해진 제주의 역사
미래는 진심이 잇는 거예요

한림수직 이야기는 아일랜드에서 지구 반대편으로, 대한민국 제주도를 찾은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맥그린치 신부와 수녀회에서 시작됩니다. 제주4·3과 한국전쟁을 동시에 겪으며 가난에 처한 마을 여성들에게 자국의 수직 기술을 전한 그들. 한림읍에 양 35마리를 들여와 양모를 생산하고, 실을 뽑아 직물을 짜고, 스웨터와 머플러, 장갑 뜨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제주가 자랑하는 로컬 브랜드 한림수직의 탄생이지요. 아일랜드 수녀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상품의 최종 검수자로 활약했던 김명열 장인, 그의 수제자 박한솔·박지혜 니터knitter가 2021년부터 한림수직의 재현을 함께하며 기술력과 가치를 잇습니다.


그 시절 멋쟁이의 명품

김명열 장인이 한림수직에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열입곱 살부터였어요. 손재주가 좋아 함께 배우던 이들 중에서도 습득이 빨랐던 그는 수녀에게 배운 기술을 동료에게 알려주곤 했습니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곧이어 일대일 맞춤 제작사로 활약했고 입사 4년 차 되던 해부터 수녀들과 함께 상품의 최종 검수를 맡았지요. 또 아일랜드에서 온 수편 교재가 영어로 쓰여 통용되기 어려웠던 당시에 한글로 적은 수기 도안을 개발해 작업자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해요.

“한림수직에서는 스물 네살까지 근무하다 결혼하며 그만두었어요. 하지만 그 후로 상품의 견본 제작과 검수를 맡아줄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로잘리 수녀님께서 일을 좀더 해줄 수 있는지 물으셨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수락했고요. 이제 와 밝히지만 수녀님이 일감을 집으로 전달해준 건 둘만의 비밀이었어요. 요즘 식으로 프리랜서처럼 일한 건데, 당시 한림수직에서 그렇게 일한 건 저뿐이었거든요. 가사 일을 하며 틈틈이 6년을 더 일했죠. 그러고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애월로 이사해 한림수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뜨개로 미래를 잇다

2005년 문을 닫은 한림수직이 다시 부활한 것은 그로부터 긴 시간이 흐른 2021년,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와 콘텐츠그룹 재주상회가 그 당시 니트류를 복원하는 ‘한림수직 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여기에는 상품 복원뿐 아니라 그 시절 마을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이끈 로컬 브랜드의 가치를 재현하려는 목표도 담겨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김명열 장인에게 수편 기술을 배우는 ‘장인니팅스쿨’을 기획해 수제자 4명을 선발, 그중 박한솔·박지혜 씨가 남아 프리랜서 니터로 활동 중입니다. 이들은 해마다 세 종류의 니트를 만들어 ‘장인니팅라인 사전제작’ 상품을 선보이는데요. 카디건, 스웨터, 베스트 등으로 구성되며 김명열 장인의 꼼꼼한 검수를 거쳐 완성됩니다. 이때 수제자들은 수정하기 편하게 도안 뜨는 법, 치수 계산하는 법 등 장인의 노하우를 전달받아 더욱 의미가 큽니다. 손뜨개를 독학해온 박한솔·박지혜 니터는 한림수직을 알고 난 후로 완성된 결과물보다 ‘뜨는 행위’ 자체에 더욱 큰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전해요.

 “한림수직의 장인니팅라인은 오롯이 그 사람의 체형과 취향을 고려해 만들어요. 한 사람만을 위한 디자인을 새기는 일, 제작하는 동안 일대일로 소통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것까지 상품의 일부가 되는 거죠. 그래서 요즘 같은 시대에 한림수직이 지닌 힘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수제자가 생겨 든든한 힘을 얻은 김명열 장인은 사실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을 때만 해도 불안이 앞섰다고 회고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시절 도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그 시절의 옷을 똑같이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까맣게 잊은 줄 알았는데, 몸에 익은 게 사라지지 않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나라는 존재 자체가 한림수직에 바탕을 두고 있는 거 같아요. 맥그린치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전수해준 기술로 옷을 만들어 생활했고, 가정을 꾸릴 수 있었죠. 먼 타국에 와서 어려운 이들의 생계를 도운 분들의 공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기술이 없는 사람을 가르치고 일자리까지 제공했잖아요. 그래서 나도 내가 전수받은 기술을 전부 다 물려주고 싶어요. 수제자들이 나한테 배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끔요.”

뜨개로 촘촘해진 제주의 역사
미래는 진심이 잇는 거예요 


한림수직 이야기는 아일랜드에서 지구 반대편으로, 대한민국 제주도를 찾은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맥그린치 신부와 수녀회에서 시작됩니다. 제주4·3과 한국전쟁을 동시에 겪으며 가난에 처한 마을 여성들에게 자국의 수직 기술을 전한 그들. 한림읍에 양 35마리를 들여와 양모를 생산하고, 실을 뽑아 직물을 짜고, 스웨터와 머플러, 장갑 뜨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제주가 자랑하는 로컬 브랜드 한림수직의 탄생이지요. 아일랜드 수녀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상품의 최종 검수자로 활약했던 김명열 장인, 그의 수제자 박한솔·박지혜 니터knitter가 2021년부터 한림수직의 재현을 함께하며 기술력과 가치를 잇습니다.


그 시절 멋쟁이의 명품


김명열 장인이 한림수직에서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열입곱 살부터였어요. 손재주가 좋아 함께 배우던 이들 중에서도 습득이 빨랐던 그는 수녀에게 배운 기술을 동료에게 알려주곤 했습니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곧이어 일대일 맞춤 제작사로 활약했고 입사 4년 차 되던 해부터 수녀들과 함께 상품의 최종 검수를 맡았지요. 또 아일랜드에서 온 수편 교재가 영어로 쓰여 통용되기 어려웠던 당시에 한글로 적은 수기 도안을 개발해 작업자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해요.


“한림수직에서는 스물 네살까지 근무하다 결혼하며 그만두었어요. 하지만 그 후로 상품의 견본 제작과 검수를 맡아줄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로잘리 수녀님께서 일을 좀더 해줄 수 있는지 물으셨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수락했고요. 이제 와 밝히지만 수녀님이 일감을 집으로 전달해준 건 둘만의 비밀이었어요. 요즘 식으로 프리랜서처럼 일한 건데, 당시 한림수직에서 그렇게 일한 건 저뿐이었거든요. 가사 일을 하며 틈틈이 6년을 더 일했죠. 그러고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애월로 이사해 한림수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뜨개로 미래를 잇다


2005년 문을 닫은 한림수직이 다시 부활한 것은 그로부터 긴 시간이 흐른 2021년,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와 콘텐츠그룹 재주상회가 그 당시 니트류를 복원하는 ‘한림수직 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여기에는 상품 복원뿐 아니라 그 시절 마을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이끈 로컬 브랜드의 가치를 재현하려는 목표도 담겨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김명열 장인에게 수편 기술을 배우는 ‘장인니팅스쿨’을 기획해 수제자 4명을 선발, 그중 박한솔·박지혜 씨가 남아 프리랜서 니터로 활동 중입니다. 이들은 해마다 세 종류의 니트를 만들어 ‘장인니팅라인 사전제작’ 상품을 선보이는데요. 카디건, 스웨터, 베스트 등으로 구성되며 김명열 장인의 꼼꼼한 검수를 거쳐 완성됩니다. 이때 수제자들은 수정하기 편하게 도안 뜨는 법, 치수 계산하는 법 등 장인의 노하우를 전달받아 더욱 의미가 큽니다. 손뜨개를 독학해온 박한솔·박지혜 니터는 한림수직을 알고 난 후로 완성된 결과물보다 ‘뜨는 행위’ 자체에 더욱 큰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전해요. 



“한림수직의 장인니팅라인은 오롯이 그 사람의 체형과 취향을 고려해 만들어요. 한 사람만을 위한 디자인을 새기는 일, 제작하는 동안 일대일로 소통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것까지 상품의 일부가 되는 거죠. 그래서 요즘 같은 시대에 한림수직이 지닌 힘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수제자가 생겨 든든한 힘을 얻은 김명열 장인은 사실 이 프로젝트를 제안받을 때만 해도 불안이 앞섰다고 회고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시절 도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그 시절의 옷을 똑같이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까맣게 잊은 줄 알았는데, 몸에 익은 게 사라지지 않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나라는 존재 자체가 한림수직에 바탕을 두고 있는 거 같아요. 맥그린치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전수해준 기술로 옷을 만들어 생활했고, 가정을 꾸릴 수 있었죠. 먼 타국에 와서 어려운 이들의 생계를 도운 분들의 공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기술이 없는 사람을 가르치고 일자리까지 제공했잖아요. 그래서 나도 내가 전수받은 기술을 전부 다 물려주고 싶어요. 수제자들이 나한테 배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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